가족 사이 구두 동업, 법정에 가면 왜 그렇게 인정이 어려울까
상담실에서 가장 무겁게 흘러가는 사건 중 하나가 가족끼리 같이 하던 사업이 깨졌어요라는 한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형제, 부모, 자녀가 함께 가게를 차리거나 회사를 세웠고, 그동안은 그저 가족이라는 신뢰 위에서 매출과 손실을 알아서 나눠왔습니다. 그러나 누군가 한 명이 다른 길을 가려는 순간, 내가 얼마를 받아야 하느냐가 곧 법정 다툼으로 번집니다. 본 글은 가족 동업이 분쟁으로 가는 전형적인 경로와, 사전에 무엇을 준비해 두어야 통상 안전한지 정리합니다.
가족이라서 더 위험한 동업 구조
가족 사이에서 동업을 시작할 때 가장 흔히 생략되는 것이 동업계약서입니다. 친한 사이가 아닌 A와 B가 동업을 한다면 으레 매출 배분, 손실 분담, 의사결정 방식, 탈퇴 조건을 종이에 적습니다. 그런데 가족끼리는 그냥 5대 5, 형이 가져가고 나중에 챙겨줄게 정도의 구두 합의로 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업이 평온하게 굴러갈 때는 문제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정작 분쟁이 시작되면 그때 분명히 약속했다는 말은 법정에서 거의 인정되지 않습니다.
상담실에서 보면, 가장 자주 듣는 문장이 그때 형이 분명히 그랬어요입니다. 그러나 법원이 보는 것은 의도가 아니라 문서입니다. 의도는 살아 있지만 문서가 없으면, 통상 그 의도는 법정에서 살아남지 못합니다.
개인사업자 동업과 주식회사 동업의 결정적 차이
법적 형태에 따라 가족 동업의 위험은 크게 갈립니다. 개인사업자 형태로 같이 사업을 한 경우는 민법의 조합 법리가 적용되어, 별다른 약정이 없으면 손익을 인원수에 따라 균등하게 나누는 것이 원칙입니다. 두 명이면 5대 5, 세 명이면 약 1/3씩으로 단순하게 정리됩니다.
문제는 주식회사 형태입니다. 가족이 형 30%, 동생 30%, 어머니 20%, 남동생 20%로 지분을 나누고 큰 형을 대표이사로 세우는 구조가 흔합니다. 하지만 주식회사는 상법에 따라 과반수 주식을 가진 사람이 사실상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행사하고, 대표이사로 등기된 사람은 회사의 일상 운영을 전반적으로 통제합니다. 나머지 소수 지분 가족 구성원은 권리가 통상 매우 제한적입니다.
| 구분 | 개인사업자 동업 | 주식회사 동업 |
|---|---|---|
| 근거 법률 | 민법(조합) | 상법(주식회사) |
| 기본 손익 배분 | 별다른 약정 없으면 균등 | 대표이사·과반수 주주 재량 |
| 배당 의무 | 합의된 비율대로 분배 | 배당 자체를 안 해도 위법 아님 |
| 소수 지분의 협상력 | 비교적 대등 | 통상 매우 약함 |
| 비상장 주식 환금성 | 해당 없음 | 시장 매각 사실상 어려움 |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깨지는 가족 회사
가족 회사가 가장 자주 깨지는 시점은 창업주(부모)가 살아 계실 때가 아니라,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자녀들이 주식을 상속받은 그 다음입니다. 부모님이 계실 때는 월급도 주고, 명절 때마다 돈도 챙겨주며 가족 사이의 정서가 회사를 유지하는 보이지 않는 계약 역할을 합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큰 형이 대표이사가 되면, 나머지 형제의 소수 지분은 통상 배당도 받기 어렵고 경영 참여권도 사실상 제한적이며, 비상장 주식이라 시장에 팔 수도 없는 상태가 됩니다.
자, 같은 가족이지만 한 사람은 회사의 모든 의사결정과 자금 흐름을 통제하고, 나머지는 종이 위의 지분만 가진 채 어떤 환금도 어려운 구조가 됩니다. 가족 회사 분쟁이 통상 격렬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 사람 명의로 같이 한다가 가장 위험한 이유
가족 사이에서 또 흔한 형태는 내 명의로 가게 하나 차릴게, 너한테 매달 얼마 나눠줄게라는 합의입니다. 한 사람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내고, 나머지 가족이 자금을 보태거나 운영을 같이 합니다. 약정은 구두로만 합니다. 법원에 가서 저는 사실상 동업자였습니다라고 주장하더라도, 통상 인정되지 않습니다.
법원이 보는 것은 단순합니다. 사업자등록상 누구의 명의인가, 임대차계약서·세금계산서·법인 통장에서 누구의 흐름이 보이는가, 합의의 흔적(문서·이체 내역·메신저 캡처)이 있는가입니다. 구두 약정만 있다면 통상 정기적인 용돈을 받은 것으로 정리되기 쉽습니다.
- 가족 동업 시 가장 위험한 신호: 동업계약서 없이 구두 합의만 있다, 한 사람 명의에 다 몰려 있다, 배당·정산 기록이 일관되지 않다
- 비교적 안전한 신호: 동업계약서 또는 주주간계약서, 정기 정산 기록, 별도 통장 운영
- 분쟁 직전의 신호: 정기 배당 중단, 회계 자료 비공개, 회사 자금의 사적 사용
주식회사 형태라면 주주간계약서가 더 절실합니다
주식회사 형태로 가족 동업을 시작하셨다면, 동업계약서보다 한 단계 더 정교한 주주간계약서를 권합니다. 주주간계약서에는 다음을 적습니다. 의사결정 방식(전원 합의·과반수·특별 정족수), 배당 정책(영업이익의 몇 %를 매년 분배할지), 경업 금지, 지분 매각 시 우선매수권, 가족 구성원이 이탈할 때 지분을 어떻게 평가하고 누가 사들일지에 관한 조항입니다.
저는 변호사로서 본인이 작성한 주주간계약서가 결국 가족의 관계까지 지키는 것을 여러 번 봤습니다. 회사 내부 규칙이 명확하면, 가족 사이에서도 왜 형만 가져가느냐는 감정싸움이 통상 줄어듭니다.
분쟁이 시작된 뒤에는 어떻게 풀까
이미 분쟁이 시작된 경우라면,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할 것은 문서와 자금 흐름입니다. 사업자등록증, 임대차계약서, 세금계산서, 법인 통장 거래내역, 가족 간 송금 내역, 메신저 대화, 회계장부, 정관 등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그다음 동업의 실체가 인정될 만한 정황(자금 출자·노무 제공·이익 배분 기록)을 입증할 자료를 모읍니다.
조정으로 풀 수 있는지, 회사를 청산할 것인지, 일부 가족만 지분을 매각하고 나갈 것인지에 따라 전략이 갈립니다. 가족 관계가 완전히 깨지기 전 단계라면, 통상 소송보다는 가족 내부 합의와 주주간계약서 사후 작성으로 마무리하는 편이 모두에게 비용 부담이 적습니다.
자주 받는 질문
Q. 동업계약서가 없는데, 이제라도 작성하면 도움이 될까요? A. 됩니다. 과거에 발생한 모든 다툼을 덮을 수는 없지만, 현재 시점 이후의 권리·의무를 명확히 하고, 향후 분쟁 발생 시 인정받을 가능성을 높입니다. 출자금·노무 제공·과거 정산 내역을 부록으로 정리해 함께 첨부하는 방식을 권합니다.
Q. 가족이니까 그냥 신뢰로 진행하고 싶은데, 정말 필요할까요? A. 신뢰가 있을 때 문서를 만드는 것이 통상 가장 쉽습니다. 분쟁이 시작된 뒤에 만들려고 하면 한쪽이 서명을 거부합니다. 가장 사이가 좋을 때 한 번에 정리해 두는 편이 결과적으로 가족 관계도 지킵니다.
Q. 형이 대표이사인데 배당을 안 하고 회사 돈을 본인 월급으로 가져갑니다. 막을 수 있나요? A. 통상 어렵습니다. 다만 회사 자금의 사적 사용·횡령에 해당할 정도라면 상법상 이사의 책임 추궁(주주대표소송 등) 또는 형사 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자료를 확보한 뒤 지금 채팅으로 상담받기를 권합니다.
마무리하며
가족 동업은 신뢰로 시작해서 문서로 지킵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가장 중요한 합의를 종이에 적지 않은 결과가, 가장 가까운 사람과 가장 길게 싸우는 원인이 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사업을 함께 시작할 때, 형제 회사를 상속받게 될 때, 한 사람 명의로 같이 하고 있을 때—세 시점 모두 동업계약서나 주주간계약서를 정비하기에 적절한 시점입니다. 본인 가족의 상황이 위 사례에 해당한다고 느끼신다면 상담을 통해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법무법인 존재 노종언 대표 변호사 작성 / 마지막 검토 2026-05-30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사건마다 사실관계가 다르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개별 상담 후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