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7일, 71년 만의 헌법불합치 결정
2024년 6월 27일, 헌법재판소가 형법 제328조 제1항 친족상도례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71년간 유지되어 온 "가족 사이의 재산범죄는 형을 면제한다"는 조항이, 그 시점을 기준으로 즉시 적용이 중지되었습니다. 박수홍 씨 사건을 대리하면서 친족상도례의 폐해를 가장 가까이서 보아 온 변호사 입장에서, 이 글은 헌법불합치 결정의 의미·범위·시점적 효력·향후 흐름을 학술적 관점에서 정리한 글입니다.
친족상도례 조항의 원래 구조
형법 제328조 제1항은 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사이에서 발생한 재산범죄(사기·절도·횡령 등)에 대해 형을 면제하도록 정하고 있었습니다. 동거하지 않는 친족 사이의 범죄에 대해서는 같은 조 제2항이 친고죄 규정을 두어, 범죄 사실을 안 날로부터 일정 기간 내에 고소하지 않으면 처벌이 불가능했습니다.
이 조항의 입법 정신은 로마법 이래로 이어져 온 가족 보호 원리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가족 안의 재산 문제는 가족 안에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국가 형벌권이 가족 공동체 내부에 개입하는 것은 자제되어야 한다는 사상입니다.
가족의 의미가 달라진 21세기 사회
원래 친족상도례가 작동하던 시기의 가족은 통상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대가족 단위의 공동 거주
- 공동 재산 인식이 강한 생활 구조
- 가족 구성원이 가족 공동체로 행동하는 시간 비중이 매우 높음
그러나 21세기 한국 사회의 가족은 다음 방향으로 빠르게 변해 왔습니다.
- 1인 가구 증가
- 결혼하지 않은 형태의 가구 증가
- 핵가족화
- 개인의 사유재산과 그 처분에 대한 권리 의식 강화
법은 사회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채로 1953년 형태로 머물러 있었고, 그 간극이 만든 폐해는 박수홍 씨 사건을 비롯한 여러 가족 재산 범죄 사건에서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헌법재판소 결정의 핵심 판시
헌법재판소가 친족상도례 조항을 헌법불합치로 본 핵심 논거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 논점 | 내용 |
|---|---|
| 피해자의 재판절차 진술권 | 피해자가 사법 절차 안에서 진술할 권리를 일률적으로 박탈 |
| 일률적 면제의 위헌성 | 사안의 구체적 사정과 무관하게 면제가 자동화됨 |
| 가족 해체 가속 우려 | 무조건적 면제가 오히려 가족 공동체의 신뢰 기반을 파괴 |
| 가족 의미의 헌법적 재해석 | 단순한 혈연이 아니라 실질적 의무를 다하는 관계로 정의 |
이 결정은 같은 시기에 함께 내려진 유류분 관련 헌법불합치 결정과 같은 방향에 있습니다. 두 결정 모두 "가족이라는 이름만으로 자동 적용되는 법적 효과"를 재정비하라는 신호를 담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가족에 부여하는 보호는, 혈연의 외관이 아니라 실질적 의무를 다하는 관계에 한해 작동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박수홍 사건이 보여 준 학습 효과의 폐해
박수홍 씨 사건의 핵심에는 친족상도례라는 조항이 만들어 낸 "학습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 조항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잠재적 가해자에게 "가족 재산은 가져가도 처벌되지 않는다"는 학습을 시켜 왔습니다.
저는 상속·가족 범죄 사건을 다루면서 통상 다음과 같은 패턴을 반복적으로 보았습니다. 연로한 부모님을 설득해 부모님의 재산을 본인 명의로 옮기고, 의식이 불명확한 부모님을 직접 주민센터로 모시고 가 인감증명을 발급받게 한 사례들입니다. 친족상도례 조항이 만들어 낸 "면죄부의 학습"이, 이런 행위들에 대한 죄책감 자체를 약화시켜 왔다고 보고 있습니다.
처벌되지 않는다는 학습은, 잘못된 행동을 "해도 되는 행동"으로 재정의합니다.
헌법불합치 결정의 시점적 효력
이 부분은 자주 오해가 발생하는 영역이라 명확히 정리해 두고자 합니다.
| 시점 | 효력 |
|---|---|
| 2024년 6월 27일 이전 발생 범죄 | 통상 종전 친족상도례 규정의 적용을 받음 |
| 2024년 6월 27일 이후 발생 범죄 | 친족상도례 규정의 적용 중지 |
형벌 불소급 원칙과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 따라, 헌법불합치 결정 이전에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는 그 이후에 고소가 이루어지더라도 종전 규정이 적용되는 흐름입니다. 따라서 이미 발생한 사건의 피해자분들이 이번 결정으로 즉시 구제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점을 함께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가족 내 범죄에 대한 양형 흐름의 변화
친족상도례 조항 외에도, 대법원 양형기준상 가족 사이의 범죄는 통상 감경 요소로 작용해 왔습니다.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에는 이 양형 흐름에도 단계적인 조정이 예상됩니다.
- 가족 안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구체적인 범행 형태·피해 규모·피해 복구 여부 등에 따라 엄벌이 가능한 흐름
- 피해의 중대성·잔인성이 인정되는 사안에서는 가족 관계가 일률적인 감경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
- 피해 복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안에서는 가족 관계가 오히려 가중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
박수홍 씨 사건의 항소심도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단계에 들어가 있습니다. 1심에서 "가족 사이의 범죄"라는 점을 근거로 감형이 이루어졌던 흐름이, 항소심에서 어떤 방향으로 재평가되는지가 향후 양형 흐름의 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족 사이 고소 남발 우려"에 대한 답
이번 결정 이후 자주 등장하는 우려가 한 가지 있습니다. 친족상도례가 폐지되면 가족 사이의 고소·소송이 남발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변호사 실무 경험에서 본 흐름은 그 반대에 가깝습니다.
친족상도례 조항이 존재하던 시기 동안, 가족 안의 재산 범죄는 통상 "해도 되는 행동"으로 학습되었습니다. 처벌되지 않는다는 학습이 가해 행위 자체의 빈도를 늘려 왔다는 점을, 사건 기록 안에서 반복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처벌 가능성이 회복되면, 그 학습 효과 자체가 사라지면서 가해 행위의 빈도가 통상 줄어드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처벌 가능성이 회복되는 것은, 고소를 남발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잘못된 학습을 멈추기 위해서입니다.
향후 점검이 필요한 영역
| 영역 | 점검 사항 |
|---|---|
| 입법 정비 |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에 부합하는 새 조항 마련 |
| 수사·기소 실무 | 가족 사이 사건의 수사·기소 기준 정비 |
| 양형 기준 |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가족 사이 사건 양형 기준 재정비 |
| 피해자 보호 | 가족 사이 사건 피해자에 대한 별도 보호 절차 |
| 사회적 인식 | 가족 의미에 대한 인식 변화의 사회적 정착 |
이 영역의 변화는 개별 사건의 피해자분들에게는 추상적으로 보이실 수 있지만, 본인 사건의 양형·합의·복구 과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변화이기도 합니다. 지금 채팅으로 상담받기에서 본인 사건이 어느 시점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부터 점검해 보실 수 있습니다.
자주 받는 질문
Q. 헌법불합치 결정 이전에 발생한 사건은 정말 구제 받기 어려운가요? A. 형벌 불소급 원칙에 따라, 통상 종전 친족상도례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는 것이 일반적 흐름입니다. 다만 사건별로 추가 검토할 사정이 있을 수 있으므로 개별 점검이 필요합니다.
Q. 가족 사이의 성범죄에 대해서도 이번 결정이 적용되나요? A. 친족상도례는 형법상 재산범죄에 적용되어 온 조항이고, 가족 사이 성범죄와는 별개의 영역입니다. 다만 결정의 방향은 가족 사이 사건 전반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같은 흐름에 있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Q. 사건이 헌법불합치 결정 직전·직후에 걸쳐 있는 경우는 어떻게 판단되나요? A. 범죄 행위의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 규정이 정해지는 흐름이 통상입니다. 행위가 단일 시점인지, 일정 기간 연속된 행위인지에 따라 사건별 평가가 달라지므로 사실관계 정리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가족 안에서 발생한 사건이 이번 결정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부터 정리하고 싶으시다면 지금 채팅으로 상담받기에서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본 글은 법무법인 존재 노종언 변호사의 위 유튜브 해설을 토대로 작성된 일반 법률 정보 글입니다.
검토 변호사: 노종언 변호사 · 마지막 검토일: 2026-05-30
면책: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유사한 사안이라도 결과는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분쟁이나 상담이 필요하신 분은 반드시 전문 변호사의 개별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