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초기 부모님 재산 독식, 한국 법원은 어디까지 유언으로 인정할까
상담실에 오시는 가족분들 중 적지 않은 분이 같은 문장을 들고 오십니다. 아버지가 거의 정신을 차리지 못하셨는데, 그 상태에서 증여가 됐어요. 또는 어머니께서 요양원에 계셨는데, 큰형이 휠체어에 태워서 인감을 받아 갔어요. 본 글은 치매 노인의 유언 능력과 증여 능력이 한국에서 통상 어디까지 인정되는지, 그리고 가족이 사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분쟁을 막을 수 있는지 정리합니다.
치매가 곧 무능력은 아닙니다
가장 흔한 오해가 치매에 걸리셨으면 그 상태에서 한 유언이나 증여는 무조건 무효 아니냐는 인식입니다. 한국 법원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만 19세가 되면 성년이 되고, 성년이 된 사람은 원칙적으로 의사능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치매라는 진단만으로 의사능력이 자동으로 부정되지 않습니다.
법원이 보는 기준은 진단명이 아니라 그 시점의 인지 상태입니다. 치매 초기라면 통상 의사능력과 유언능력이 인정되는 결론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고, 중기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에야 비로소 무효를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상담실에서 보면, 가족분들은 그때 아버지가 도저히 말도 못 하실 정도였다고 말씀하시는데, 정작 의료 기록을 열어 보면 치매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가는 단계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결과는 통상 뒤집기 어렵습니다.
MMSE 점수와 한국 판례의 경향
치매의 중증도를 가늠하는 대표적 검사가 MMSE(Mini-Mental State Examination)입니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경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MMSE 점수 구간 | 통상적 임상 분류 | 유언·증여 능력 다툼의 결과 경향 |
|---|---|---|
| 24 이상 | 정상에 가까움 | 통상 능력 인정 |
| 18–23 | 경도 인지 저하 | 통상 능력 인정되는 경향 |
| 10–17 | 중등도 치매 | 다툴 여지가 본격적으로 열림 |
| 10 미만 | 중증 치매 | 통상 능력 부정으로 귀결되는 경향 |
위 구간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통상적 경향입니다. 같은 점수라도 진료 기록의 구체적 서술, 의사의 의견서, 그 시점에 작성된 다른 서류의 일관성 등이 함께 검토됩니다.
자주 보는 세 가지 위험 패턴
상속 분쟁이 시작되는 시점을 거꾸로 추적해 보면, 통상 다음 세 가지 패턴 중 하나에 해당합니다.
- 첫 번째: 치매 초기의 부모를 주민센터에 모셔가 인감증명서를 발급받고, 그 인감으로 부동산 명의를 이전하는 패턴
- 두 번째: 정신이 혼미한 상태의 부모를 공증사무소나 출장 공증 형태로 이동시켜 유언공증을 받는 패턴
- 세 번째: 일찍부터 작성해 두신 유언장을 무력화하기 위해, 치매 초기에 새로운 유언장이나 공증을 받는 패턴
세 번째 패턴은 특히 위험합니다. 한국 법은 가장 마지막에 작성된 유언이 효력을 가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건강하실 때 미리 써 두셨으니 안전하다는 인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사전 조치는 성년후견 신청
치매 초기 증세가 보이기 시작했다면, 가장 강력한 사전 조치는 성년후견(또는 한정후견) 제도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후견 결정이 내려진 시점부터는 법원의 감독 아래 후견인이 재산을 관리하고, 부모님의 일상 생활비를 넘어서는 증여나 처분은 통상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특정 자녀에게만 거액을 증여하는 행위를 통상 허가해 주지 않습니다. 이 점이 곧 부모님의 재산을 지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됩니다.
- 부모님이 치매 초기로 진단되면 가능한 빨리 후견 신청을 검토
- 가족 중 누구를 후견인으로 할지 다툼이 있다면, 의심되는 가족을 후견인으로 양보하는 것이 통상 더 안전합니다(법원의 감독 아래로 들어오기 때문)
- 제3자(변호사 등) 후견인은 일정 비용이 발생하지만, 가족 사이에 합의가 어렵다면 안전한 선택지가 됩니다
치료받지 않고 빨리 증여하자는 가장 위험한 선택입니다
조금 어두운 이야기지만, 변호사로서 본인이 자주 마주치는 패턴이 있습니다. 부모님의 치매 초기 증세를 가장 먼저 알아챈 자녀가, 다른 형제에게 알리지 않고 빠르게 증여나 유언을 받는 경우입니다.
치매가 인정되려면 의료 기록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어떤 자녀는 의도적으로 부모님을 병원에 모시고 가지 않고, 그 사이에 증여를 마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후에 분쟁이 시작되면 당시 정말 정신이 혼미하셨다는 진술만 있고 의료 기록이 없어서, 법원이 통상 능력을 인정하는 결론을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님의 치매가 의심되시면, 진료 기록을 남기는 것이 곧 가족 모두를 지키는 길입니다. 의료 기록이 없으면, 사후에 어떤 주장도 통상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자녀가 사전에 점검해야 할 다섯 가지
- 부모님의 치매 의심 증세가 보일 때 즉시 진료받게 하고 기록을 남깁니다
- MMSE 등 인지 기능 검사 결과를 시간 순으로 보관합니다
- 인감증명서·부동산 등기 변경·금융거래 변동을 정기적으로 점검합니다
- 가족 회의에서 후견 신청 여부를 진지하게 논의합니다
- 가능하다면 부모님이 건강하실 때 변호사를 통해 유언이나 유언대용신탁을 정비합니다
자주 받는 질문
Q. 부모님이 치매 초기인데 형이 이미 부동산을 증여받았습니다. 되돌릴 수 있나요? A. 통상 어렵습니다. 다만 증여 시점의 의료 기록·정황·인감 발급 과정에서 강제성이 있었다면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자료를 정리해서 지금 채팅으로 상담받기를 권합니다.
Q. 성년후견을 신청하면 가족 관계가 더 나빠지지 않을까요? A. 단기적으로는 불편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통상 분쟁을 줄입니다. 후견 결정 이후에는 부모님 재산이 법원의 감독 아래 관리되기 때문에, 누가 더 빠르게 가져가는가의 다툼 자체가 사라집니다.
Q. 유언공증이 이미 있는데, 그 이후에 새 유언이 또 작성됐다면 어느 것이 유효한가요? A. 한국 법은 가장 마지막에 작성된 유언이 효력을 가지는 구조입니다. 다만 마지막 유언이 작성될 당시 의사능력이 부정되면 그 유언이 무효가 되고, 그 직전 유언이 효력을 가집니다.
마무리하며
치매와 상속이 만나면, 가족이 가장 빠르게 무너집니다. 사전에 의료 기록을 남기고, 적절한 시점에 후견을 신청하며, 부모님이 건강하실 때 유언을 정비하는 세 단계가 통상 가장 효과적인 예방입니다. 본인 가족의 상황이 어느 단계인지 가늠이 어렵다면 상담을 통해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법무법인 존재 노종언 대표 변호사 작성 / 마지막 검토 2026-05-30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사건마다 사실관계가 다르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개별 상담 후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