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익명 게시판에서 본 글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아이 아빠가 의대생이라고 해서 임신·출산까지 했는데 알고 보니 의료기기 영업사원이었다. 양육비가 너무 적어서 친권을 포기하고 싶다는 글이었습니다. 감정적인 부분은 제쳐 두더라도, 이 글에는 가족법 실무에서 자주 받는 질문이 세 가지나 들어 있습니다. 직업을 속이고 관계를 가졌으면 사기인지, 양육비는 실제 소득으로 계산되는지, 친권은 마음대로 포기할 수 있는지. 저는 상담실에서 이 세 가지를 명확히 구분해 설명드리는 편입니다.
1) 직업을 속인 관계 — 사기죄가 될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통상 사기죄로 처벌하기 어렵습니다. 형법상 사기죄는 기본적으로 속여서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행위를 처벌합니다. 직업을 속이고 관계를 맺은 것 자체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이 아니어서 사기죄 구성요건에 들어맞지 않습니다.
과거 혼인빙자간음죄가 존재했지만, 성적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이유로 폐지되었습니다. 위계에 의한 간음은 별도로 남아 있지만, 통상 미성년자나 장애인 등 의사결정 능력이 미숙한 보호 대상에 대한 규정이라 성인 사이의 거짓말까지 처벌하지 않습니다.
2) 양육비 — 의사 기준이 아니라 실제 소득 기준
양육비는 가정법원 양육비 산정 기준표를 토대로, 부모 양측의 합산 소득 구간에서 결정됩니다.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아빠가 의사라고 속였다는 사정은 양육비 산정에 결정적이지 않음
- 통상 실제 직업과 월소득을 기준으로 산정
- 부모 양쪽의 소득·재산을 합쳐 부담 비율을 정함
- 한쪽이 무수입이라도 일정 비율은 통상 부담함
월 1천만 원을 넘는 고소득 구간이라도 한 자녀당 양육비가 통상 300만 원 안팎에서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사가 아니어서 적다고 분개하기보다, 아빠의 실제 소득·재산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더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3) 양육비 가산 — 속였으면 더 받을 수 있나
법원이 양육비 산정에서 거짓말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가산 요인으로 통상 강하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의미 있게 작동하는 가산 사정은 다음과 같은 객관적 사정입니다.
- 자녀의 특별한 양육비(의료·교육)
- 부모 일방의 비협조로 인한 추가 비용
- 자녀의 나이·교육 단계에 따른 차이
4) 친권·양육권을 포기하면 어떻게 되나
이 글에서 가장 가슴 아픈 부분은 양육권을 포기하고 강제로 아빠 쪽에 맡길 수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상담실에서 보면, 의외로 비슷한 질문이 자주 들어옵니다. 짚어야 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친권·양육권은 권리이자 의무이므로 마음대로 포기되지 않음
- 부모 모두 서로 양육을 거부하는 경우, 법원은 가사조사·심층 면담을 통해 가장 적합한 양육 환경을 가진 측에 강제 지정함
- 실무에서는 이런 강제 지정 자체가 극히 예외적이며, 통상 합의·조정을 권유함
가정법원의 심판은 부모가 헤어지더라도 아이의 복리는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이상에서 출발합니다.
이 가치에 정면으로 반하는 포기 신청은 통상 강하게 거부되며, 판사들은 거의 예외 없이 끝까지 합의를 유도합니다.
5) 친권 포기 vs 양육권 변경 — 헷갈리지 말 것
법적으로 다음 개념을 구분해 두면 좋습니다.
- 친권 포기: 거의 불가능. 사망·심신상실 등 객관적 사유 외에는 인정되지 않음
- 양육자 변경: 가능. 사정 변경이 있으면 양육자 변경 청구로 다툴 수 있음
- 면접교섭 조정: 가능. 양육 환경 변화에 따라 면접교섭 일정을 재조정
6) 상담실에서 보는 진짜 위험 — 감정적 결정
저는 상담실에서 아이를 더 이상 못 키우겠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긴장합니다. 그 말 뒤에는 통상 다음 사정이 숨어 있습니다.
- 산후우울 등 정서적 어려움
- 친정·시댁과의 지원 단절
- 양육비 미지급으로 인한 경제적 압박
이 사정들은 법적 포기보다, 양육비 강제 집행·심리적 지원·아동수당 활용 같은 실질 해법으로 풀어야 합니다. 포기는 통상 가장 비효율적인 선택지입니다.
7) 양육비 강제 집행 — 실제로 작동하는 도구들
- 양육비 직접 지급 명령
- 양육비 이행관리원의 추심 지원
- 미지급 시 운전면허 정지·출국 금지 등 제재
- 형사 처벌(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속았다는 감정에 머무르기보다, 양육비를 실제로 받을 수 있는 절차에 빠르게 진입하는 것이 통상 가장 큰 보호입니다.
8) 양육환경 안정화 — 사회적 지원의 활용
- 한부모가족 지원
- 아동수당·양육수당
- 한부모가족 주거 지원
- 심리상담 바우처
저는 상담실에서 법적 절차와 함께 통상 이런 행정 자원의 활용을 안내드립니다. 사건을 "법적 승소"로만 보지 말고, 양육환경의 회복 전체로 보는 시야가 중요합니다.
FAQ
Q. 양육비 산정 기준표상 금액이 너무 적은데 더 받을 방법은 없나요?
A. 통상 자녀의 특별한 양육비(의료·교육·장애 등) 입증과 재산 파악(부동산·예금·자영업 매출)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Q. 친권·양육권을 정말 포기할 수 있나요?
A. 통상 거의 불가능합니다. 사정 변경이 있다면 양육자 변경·면접교섭 조정 청구가 현실적 대안입니다.
마무리
감정적으로 무너지는 시기일수록, 차가운 법적 정리가 필요합니다. 속았다는 감정에서 양육비 산정 기준이라는 절차로, 다시 양육자 변경 청구라는 도구로 옮겨가야, 아이도 어머니 본인도 보호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고민이 드신다면, 친권 포기 같은 비현실적 선택지 대신 실제로 작동하는 절차를 함께 검토해 보시길 권합니다.
양육비 산정 기준표 — 큰 그림 이해
양육비 산정 기준표는 통상 부모 합산 소득 구간 X 자녀 연령 구간으로 작성됩니다. 한쪽 부모의 "표시 직업" 대신 통상 다음 자료가 실제 소득의 기준이 됩니다.
-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 사업소득 부가가치세 신고 자료
- 카드 매출액·임대 수익 등 보조 자료
- 자영업 매출과 부대 비용 차감 후의 추정 소득
부모가 자영업·프리랜서인 경우 통상 매출 자료와 카드 가맹 정산 자료가 함께 확보돼야 합니다. 단순히 "세금 신고 적게 한 사실"만 가지고 다투면 통상 사실 인정이 어렵습니다.
한쪽이 무수입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저는 상담실에서 다음 자료를 통상 함께 점검합니다.
- 카드 사용액과 통신·교통 지출 패턴
- 본인 명의 부동산·차량의 유지비
- SNS·홍보 활동 흔적
- 영업 가능 자격증·면허
명목상 무수입이라도 실제 생활 수준을 반영하는 "추정 소득"이 통상 산정 자료로 활용됩니다.
자녀의 의료·교육 특별비
자녀가 만성질환·발달 지원·예체능 전문 교육 등을 받는 경우 통상 산정표 금액의 가산 사유가 됩니다. 이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음 자료가 통상 필요합니다.
- 진단서·치료 계획서
- 학교·치료 기관의 출석·납부 기록
- 1년 단위의 예상 비용 시뮬레이션
한 줄 결론
속았다는 분노를 사기 청구·친권 포기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통상 길이 막힙니다. 양육비 산정의 "실제 작동 구조"와 강제 집행·사회적 지원이라는 현실의 도구를 활용하는 편이 통상 가장 빠르고 강력한 보호가 됩니다.
친권 vs 양육권 — 다시 한 번 정리
친권은 자녀에 대한 부모의 신분·재산상 의사 결정권 전반을 가리키고, 양육권은 그 중에서 실제 양육·돌봄을 누가 맡을지를 정하는 권한입니다. 통상 두 권한이 동일인에게 모이지만, 사정에 따라 분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컨대 친권은 양쪽 부모가 공동으로, 양육은 어느 한쪽이 맡는 구성도 가능합니다. 분쟁이 격렬한 경우 통상 친권만 공동으로 두고 양육은 안정성이 높은 쪽에 두는 형태가 많이 활용됩니다.
양육환경 변경의 트리거
양육자 변경 청구가 통상 받아들여지는 패턴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자녀의 학대·방임 정황이 객관적으로 확인됨
- 양육친의 중대한 건강 악화·구속·이주 등 사정 변경
- 면접교섭의 지속적 방해
- 자녀의 명확한 의사 표명(통상 연령·성숙도 고려)
저는 상담실에서 "화가 나서 변경 신청을 한다"는 분께 통상 사정 변경의 객관적 자료부터 정리해 보시라고 권합니다. 감정만으로는 변경이 어렵습니다.
바이라인 · 작성·검토: 노종언 변호사 · 검토일: 2026-05-30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한 칼럼이며, 개별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인의 사정에 맞는 법률 조언이 필요하다면 변호사 상담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