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 항소심 판결은 1.3조 원의 재산분할과 20억 원의 위자료라는, 한국 이혼 소송 역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결론을 담은 사건이었습니다. 1심은 SK 주식 등을 특유재산으로 보아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항소심은 이를 분할 대상에 포함시키고 비율도 함께 인정하면서 결론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본 글은 가정법원 부장판사 시절부터 가사 사건을 다뤄 온 변호사의 시각에서, 1심과 항소심의 결론이 갈린 핵심 포인트와 그 의미를 정리합니다.
사건의 큰 그림
먼저 사건의 전체 흐름을 짧게 정리합니다.
- 노소영 관장이 이혼 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최태원 회장 측이 반소로 이혼 청구를 제기하면서 양 측이 모두 이혼을 청구하는 구도가 됐습니다.
- 1심은 이혼은 인정하면서, SK 주식 등 일부 자산을 특유재산으로 보아 분할 대상에서 제외하고, 위자료와 분할 금액을 비교적 보수적으로 산정했습니다.
- 항소심은 1심을 뒤집고, 종전에 분할 대상에서 빠졌던 자산까지 분할 대상에 포함시킨 뒤, 분할 비율과 위자료도 조정해 1.3조 원의 재산분할과 20억 원의 위자료를 인정했습니다.
- 이후 대법원의 파기환송으로 사건이 환송심으로 돌아간 상태입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특유재산의 범위, 분할 비율의 기준 시점, 그리고 위자료 산정의 무게중심입니다.
1심과 항소심 결론, 표로 비교해 봅니다
두 심급의 결론을 같은 표 위에 놓고 보면 갈린 지점이 또렷합니다.
| 항목 | 1심 | 항소심 |
|---|---|---|
| 이혼 인용 | 인용 | 인용 |
| SK 주식의 성격 | 특유재산으로 분류, 분할 대상 제외 | 분할 대상에 포함 |
| 분할 비율 | 비교적 보수적 | 분할 대상이 확대되며 결과 금액 대폭 증가 |
| 재산분할 규모 | 약 665억 원 | 약 1.3조 원 |
| 위자료 | 약 1억 원 | 20억 원 |
| 평가 기준 시점 | 사실심 변론종결시 | 사실심 변론종결시 |
같은 사실관계에서 SK 주식의 성격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분할 대상 자산의 규모 자체가 수천억 원 단위로 달라졌고, 그 결과 분할 결과 금액도 두 배 가까이 갈라졌습니다.
특유재산 법리, 어디까지가 부부 공동의 노력일까
가사 사건에서 특유재산이란, 부부 일방이 혼인 전에 이미 보유하고 있었거나 혼인 중에 상속·증여로 취득해 부부 공동의 노력과 무관하게 형성된 재산을 말합니다. 원칙적으로 특유재산은 분할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다만 대법원은 특유재산이라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습니다.
- 다른 일방이 특유재산의 유지·증식에 기여한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 특유재산이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된 다른 자산과 사실상 일체화되어 구분이 어려운 경우
1심은 SK 주식의 성격을 최태원 회장의 특유재산에 무게를 두고 보아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항소심은 이 부분의 결론을 뒤집으면서, 노소영 관장의 기여를 폭넓게 평가하고, SK 주식의 가치 형성 과정 자체가 부부 공동의 노력과 떼어 놓고 볼 수 없다는 시각을 보였습니다. 항소심 판결에서 자주 인용된 표현은 "비자금이 SK 주식회사 또는 최태원 회장 쪽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에 대한 평가" 등입니다.
이 시각의 차이는 단순히 특유재산이냐 아니냐의 라벨 문제가 아니라, 부부의 자산 형성 과정 자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의 문제이고, 그 평가에 따라 결과 금액이 수천억 원 단위로 갈립니다.
자산 가격의 기준 시점, 항소심 이후 또 다른 변수
이혼 재산분할에서 자산 가격의 기준 시점은 사실심 변론종결시입니다. 항소심까지 진행되는 경우 항소심 변론종결시가 기준이 됩니다.
이 사건의 SK 주식 가격은 1심 진행 중, 항소심 진행 중, 그리고 환송 단계에 이르기까지 큰 폭으로 변동해 왔습니다. 환송심 단계에서 다시 평가 기준 시점을 언제로 잡을지가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는데, 환송심 변론종결시로 볼지, 종전 항소심 변론종결시로 볼지에 관해 명확한 판례가 정리되어 있지 않은 영역입니다.
이 부분은 결국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 같은 사건이라도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자산 가격을 평가하느냐에 따라 분할 결과 금액이 수천억 원 단위로 다시 갈릴 수 있습니다.
- 분할 비율을 둘러싼 다툼만큼이나, 평가 기준 시점에 관한 법리적 다툼도 결과를 결정짓는 변수가 됩니다.
위자료 20억 원이 의미하는 것
항소심은 위자료를 20억 원으로 산정했습니다. 통상의 이혼 사건 위자료가 수천만 원 단위인 점을 고려하면, 이 금액은 위자료 산정 체계 자체에 새로운 시그널을 보낸 결론입니다.
위자료 산정의 무게를 키운 핵심 요인은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 자산 규모 자체가 매우 크다는 점
- 혼인 파탄에 이른 사정과 관련한 책임 평가
- 사회적 위상과 공개된 사실관계의 무게
위자료 20억 원은 분할 결과 금액과 비교하면 작은 비중이지만, 향후 자산가 이혼 사건에서 위자료의 상한선을 다시 그어 둔 효과가 있다고 평가됩니다.
위자료 20억 원의 의미는 절대 금액 그 자체보다, 자산가 이혼 사건에서 위자료 산정의 무게중심이 이동했다는 신호로 읽어야 합니다.
가정법원 부장판사 시절에서 본 이 사건의 특이성
저는 가정법원에서 가사 사건을 다뤄 온 시절에도 자산가 이혼 사건을 적지 않게 접해 왔는데, 이 사건의 특이성은 다음 두 가지에 있습니다.
- 분할 대상 자산의 가치 형성 과정에 대한 평가 자체가 결과를 결정합니다. 통상의 이혼 사건은 자산 목록을 확정한 뒤 비율을 다투는 것이 핵심이지만, 이 사건은 자산 목록을 어떻게 그릴지에서부터 결과가 갈렸습니다.
- 사회적 관심 사건의 위자료가 통상의 위자료 산정 체계를 흔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20억 원이라는 금액은 후속 사건의 위자료 산정에 일종의 기준점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사건은 결국 사건 초기 단계에서 자산의 성격과 형성 과정을 어떻게 정리해 두느냐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비율 다툼에 들어가기 전에 자산의 성격에 관한 입체적 분석이 먼저 필요한 사안입니다.
자주 받는 질문 정리
Q. 특유재산은 무조건 분할 대상에서 빠지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일방이 특유재산의 유지·증식에 기여한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또는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된 다른 자산과 사실상 일체화된 경우에는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그 평가의 폭을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Q. 항소심에서 1.3조 원 분할이 인정됐는데, 환송심에서 결론이 또 바뀔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이유에 따라 환송심에서 일부 쟁점에 대한 재심리가 이루어지고, 평가 기준 시점이 달라지면 분할 결과 금액 자체가 의미 있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Q. 일반 가정의 이혼 사건에도 이런 법리가 적용되나요? A. 자산 규모에 차이가 있을 뿐 적용되는 법리는 같습니다. 특유재산의 범위, 분할 대상 자산의 평가 시점, 위자료의 산정 기준 등은 모든 이혼 사건에서 동일하게 다뤄지는 쟁점입니다.
정리하며
최태원·노소영 항소심 판결은, 같은 사실관계에서 자산의 성격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이혼 재산분할의 결과가 어떻게 갈리는지를 가장 또렷하게 보여 준 사건입니다. 특유재산 법리, 분할 대상의 범위 평가, 위자료 산정의 무게중심 이동이 핵심 키워드입니다. 환송심 단계에서의 결론이 다시 변수가 될 수 있는 사건이지만, 적용되는 법리 자체는 일반 자산가 이혼 사건에도 그대로 작동합니다.
작성: 법무법인 존재 윤지상 변호사 · 최종 검토 2026-05-30
본 글은 공개된 판결문과 보도 내용을 토대로 한 일반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사안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자산 평가와 분할 비율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건은 변호사와 별도로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