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유류분 위헌결정, 구하라법 입법운동을 이끈 변호사가 읽는 다섯 가지 의미
2024년 4월 25일, 헌법재판소는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규정한 민법 제1112조 제4호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와 함께 직계존비속·배우자의 유류분에 관한 규정도 일부 헌법불합치로 판단되었습니다. 본 글은 구하라법 입법운동에 참여해 온 변호사로서, 이번 결정이 한국 상속법 체계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다섯 가지 결로 정리합니다.
유류분 제도가 무엇이고 왜 도입되었는가
유류분 제도는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재산 중 일정 비율을 최소한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약 50년 전 입안되었고, 당시 한국은 대가족 중심·농경 사회의 정서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가족의 의미가 친척까지 넓게 포함되었기 때문에, 형제자매도 유류분의 범위에 포함되었습니다.
다만 50년이 지난 지금, 가족의 정서적·경제적 범위는 통상 배우자와 직계 자녀로 좁아졌습니다. 이 변화가 이번 결정의 가장 깊은 배경입니다.
결정의 다섯 가지 핵심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은 크게 다섯 갈래로 정리됩니다.
- 첫째, 형제자매의 유류분 조항(민법 제1112조 제4호)은 위헌으로 판단되어 즉시 효력을 상실합니다
- 둘째, 직계존비속·배우자의 유류분 조항은 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로, 2025년 12월 31일까지 입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 셋째, 패륜적 행위를 한 상속인의 유류분권을 박탈하거나 제한하는 규정이 없는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넷째, 고인을 위해 특별한 기여를 한 상속인에게 가중된 유류분을 인정하는 규정이 없는 것 역시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다섯째, 위헌 결정은 즉시 효력을 가지지만, 헌법불합치 결정은 입법 개정 기한까지 기존 규정이 적용됩니다
| 영역 | 결정 | 효력 |
|---|---|---|
| 형제자매 유류분 | 위헌 | 즉시 효력 상실 |
| 직계존비속·배우자 유류분(기본 구조) | 헌법불합치 | 2025년 12월 31일까지 입법 |
| 패륜 행위자 유류분 박탈·제한 규정 부재 | 헌법불합치 | 입법 개정 필요 |
| 특별 기여자 가중 유류분 규정 부재 | 헌법불합치 | 입법 개정 필요 |
형제자매 유류분이 위헌으로 판단된 이유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형제자매에 대한 유류분권이 폐지된 것입니다. 평소에 거의 만나지 않던 형제자매가, 피상속인이 공익재단에 기부한 재산에 대해 유류분권을 행사해 소송을 거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했습니다. 피상속인의 의사에 반하는 결과를 가족이 아닌 이름으로 강제하는 구조가 더 이상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번 결정의 핵심입니다.
변호사로서 본인이 보더라도, 형제자매의 유류분이 의미를 갖는 사례는 통상 매우 드물었습니다. 그러나 그 드문 사례가 발생할 때마다 피상속인의 의사가 일방적으로 무력화되는 결과가 반복되어 왔습니다.
구하라법과의 관계
구하라법은 자녀를 양육하지 않거나 학대한 부모가 자녀 사망 시 상속권을 행사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입법 운동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천안함·세월호와 같은 비극적 사고 이후, 자녀를 버리고 떠난 부모가 사망보험금을 받아 가는 사례가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지만, 입법은 오랫동안 계류되었습니다.
대법원의 공식 입장은 시기상조이며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이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은 그 흐름에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 패륜적 행위를 한 상속인에 대한 유류분 박탈·제한 규정이 없는 것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됨으로써, 구하라법 입법에 결정적인 정당화 근거가 마련되었습니다
- 입법 시한이 2025년 12월 31일로 설정됨에 따라, 국회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 향후 구하라법 입법은 단순한 상속법 개정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개념을 형식이 아닌 실질로 재정의하는 작업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류분 자체가 폐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결정은 유류분 제도 전체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유류분의 입법 목적—유족의 최소 생존권 보장, 가족 안전망 유지—이 여전히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한국은 가족 개념을 비교적 강조하는 동아시아 법문화권에 속하기 때문에, 유류분 제도를 전면 폐지하기보다 정교화하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무조건적·기계적인 유류분 인정 구조는 헌법에 합치되지 않습니다. 다음 두 가지 보완이 입법에 반영되어야 합니다.
- 패륜 행위자의 유류분 박탈·제한 규정 도입
- 특별 기여자에 대한 가중 유류분 규정 도입
| 비교 영역 | 유럽 일부 국가(독일·프랑스 등) | 영미권(미국·영국 등) | 한국 |
|---|---|---|---|
| 유류분 제도 | 유지(가족 안전망 강조) | 통상 부재(개인 자유주의) | 유지하되 정교화 방향 |
| 패륜 행위자 상속 제한 | 판례·일반조항으로 운영 | 사례별 판단 | 입법 필요 |
| 특별 기여자 우대 | 일부 인정 | 신탁 등 사적 설계 | 기여분 제도 있음(상속 영역) |
소급입법 금지 원칙의 그늘
이번 결정의 가장 안타까운 그늘은 소급입법 금지 원칙입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향후 입법은 그 시점 이후의 사건에 대해서만 적용되고, 이미 종결된 사건은 통상 구제받기 어렵습니다.
구하라법 입법이 늦어진 결과로, 이미 자녀를 버린 부모가 보험금·상속재산을 가져간 사례들은 그대로 남게 되었습니다. 입법자의 책임을 무겁게 짚어야 할 부분입니다.
실무가의 관점에서 향후 1~2년의 흐름
저는 변호사로서 본인이 향후 1~2년의 흐름을 다음과 같이 봅니다.
- 2025년 12월 31일 이전: 직계존비속·배우자 유류분에 관한 입법 개정 작업 본격화
- 동시에 구하라법(상속결격·유류분 박탈 통합) 입법 추진
- 형제자매 유류분 사건은 위헌 결정 즉시 정리되는 흐름
- 특별 기여자 가중 유류분 규정 도입을 둘러싼 학술·정책 논의 활발화
- 신탁(유언대용신탁·생전신탁)을 통한 상속 사전 설계의 실무 활용 확대
자주 받는 질문
Q. 형제자매 유류분 청구가 진행 중이었는데 이번 결정으로 어떻게 되나요? A. 위헌 결정은 통상 즉시 효력을 가지기 때문에, 형제자매 유류분 청구는 더 이상 인정되지 않습니다. 진행 중인 사건이 있다면 구체 상황을 가지고 지금 채팅으로 상담받기를 권합니다.
Q. 자녀를 버린 부모가 상속을 받는 사건에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생긴 건가요? A.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입법 개정이 완료되어야 본격적으로 적용됩니다. 다만 진행 중 사건이라면, 결정의 취지를 변론에 활용할 여지가 있습니다.
Q. 유언대용신탁이 유류분 다툼을 완전히 피하게 해 주나요? A. 완전히 피하게 해 주지는 못합니다. 다만 사전 설계의 정교함이 통상 분쟁의 강도와 결과를 가르는 변수가 됩니다.
마무리하며
2024년 헌법재판소의 유류분 결정은, 가족이라는 개념을 형식이 아닌 실질로 다시 정의하는 입법 작업의 출발점입니다. 형제자매 유류분의 폐지, 패륜 행위자에 대한 유류분 박탈·제한, 특별 기여자 가중 유류분—세 갈래가 모두 입법으로 이어져야 결정의 취지가 완성됩니다. 본인의 사건이 이 흐름에 어떻게 영향을 받을지 가늠이 어렵다면 점검부터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법무법인 존재 노종언·윤지상 변호사 작성 / 마지막 검토 2026-05-30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헌법재판소 결정의 구체적 적용은 사건마다 다르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개별 상담 후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