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2일, 국회가 유류분 관련 민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47년 만의 본격 손질이고, 헌법재판소가 2024년 4월 25일에 내린 위헌·헌법불합치 결정에 대한 입법자의 응답이기도 합니다. 형제자매 유류분 폐지, 상속권 상실 선고 대상 확대, 유류분에서의 기여분 준용, 가액반환 원칙 전환까지 핵심이 한꺼번에 움직였습니다. 본 글은 어느 사건에 어떤 조항이 언제부터 적용되는지를 실무 관점에서 정리합니다.
47년 만의 개정, 왜 지금 이루어졌나
유류분 제도는 1977년 민법 개정으로 도입된 이래 큰 변화 없이 운용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유류분은 개인이 자기 재산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상당히 제약하는 제도입니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4월 25일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인정한 조항에는 위헌, 유류분 상실 사유를 별도로 두지 않은 조항과 기여분을 유류분에 준용하지 않은 조항에는 헌법불합치를 결정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25년 12월 31일까지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기존 조항을 잠정 적용한다고 보았는데, 실제로는 그 시한 내에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통상 헌법불합치 결정 후 입법 시한이 지나도 일선 법원이 곧바로 효력 상실로 보지는 않기 때문에, 유류분 제도는 그 시한 이후에도 계속 적용되어 왔습니다. 이번에 2026년 2월 12일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약 2년간의 입법 공백이 정리되는 모양새입니다.
핵심 변화 한눈에 보기
이번 개정안의 핵심 변화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항목 | 종전 | 개정 후 |
|---|---|---|
| 형제자매 유류분 | 직계비속의 1/3 인정 | 폐지(헌재 위헌 결정 반영) |
| 상속권 상실 선고 대상 | 직계존속만(구 구하라법) | 직계존속·직계비속·배우자 등 모든 상속인 |
| 대습상속 | 상속결격자의 배우자에게도 인정 | 상속결격·상속권 상실자의 배우자는 대습상속 불가 |
| 특별 부양·기여에 대한 증여·유증 | 특별수익 산입(법원 재량으로 일부 배제) | 명문으로 특별수익에서 배제(유류분 반환 대상에서 제외) |
| 유류분 반환 방식 | 원물반환 원칙, 합의 시 가액반환 | 가액반환 원칙 |
형제자매 유류분 폐지는 위헌 결정에 따라 사실상 이미 부정되어 왔지만, 이번 개정으로 입법적으로도 정리됐다는 점에 의미가 있습니다.
상속권 상실 선고 대상이 어떻게 넓어졌나
종전 민법은 일명 구하라법이라고 불리는 조항을 통해, 망인의 직계존속이 망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중대한 범죄행위 또는 그 밖에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때에 상속권 상실 선고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그러나 그 대상은 직계존속에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이번 개정으로 직계존속뿐 아니라 직계비속과 배우자도 상속권 상실 선고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부모로서의 의무를 저버린 부모뿐 아니라, 망인에 대한 의무를 저버린 자녀나 배우자에 대해서도 상속권 상실 선고 청구가 가능해졌다는 의미입니다. 대상이 단지 넓어진 것이 아니라, 가족 내에서 일정 수준의 도리를 다하지 않은 사람의 상속권은 누구든 박탈될 수 있다는 방향성을 정한 입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상속결격자나 상속권을 상실한 사람의 배우자는 대습상속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이 신설됐습니다. 종전에는 상속결격자가 사망한 경우 그 배우자가 대습상속을 받을 수 있어 가치 평가가 갈리는 결과가 나오곤 했는데, 이번 개정으로 이 부분도 정리됐습니다.
유류분의 기여분 준용, 무엇이 달라졌나
기여분은 본래 공동상속인이 망인의 재산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부분에 대해 상속분에 가산해 주는 제도입니다. 종전 민법은 기여분에 관한 조항을 유류분에 명시적으로 준용하지 않았고, 헌법재판소는 이 점을 헌법불합치로 보았습니다.
개정 민법은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데에 대한 보상으로 이루어진 증여 또는 유증은 특별수익으로 보지 않는다는 단서를 추가했습니다.
이 조항의 실무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통상의 증여·유증은 유류분 반환 대상이 되는 특별수익으로 산입됩니다.
- 그러나 특별한 부양·기여에 대한 보상으로 이루어진 증여·유증은 산입에서 빠집니다.
- 결과적으로 그만큼 유류분 반환 대상이 줄어들고, 특별히 기여한 상속인이 보호받습니다.
종전에도 법원이 재량으로 특별수익에서 일부를 배제해 왔던 영역이지만, 이번 개정은 그 판단을 입법적으로 명문화하면서 적용 기준을 정리한 셈입니다.
가액반환 원칙 전환, 실무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종전 실무는 유류분 부족액의 반환을 원물반환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원고와 피고가 모두 동의하거나 원물반환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가액반환이 인정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부동산이 증여·유증의 대상인 경우, 원물반환을 한다는 것은 결국 부동산의 일부 지분을 유류분 권리자에게 넘겨주는 결과가 됐고, 그 결과 부동산을 공유하는 부당한 상황과 공유물 분할 청구로 이어지는 후속 분쟁이 자주 발생해 왔습니다.
개정안은 헌법불합치 결정의 직접 대상이 아니었음에도 이 부분을 함께 정리해, 유류분 부족액 반환 방법을 가액반환으로 전환했습니다. 산식 계산의 복잡성도 줄어들고, 부동산 공유 분쟁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그동안 유류분 사건에서 부동산 공유 문제로 후속 소송이 이어지는 사례를 자주 봐 왔는데, 이번 가액반환 전환은 그런 분쟁 구조 자체를 정리하는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합니다.
시행 시기, 같은 개정안이라도 적용 시점이 다릅니다
이번 개정안의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조항별 시행 시기와 적용 범위가 통일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부칙을 풀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본칙(공포일 시행): 개정법 자체는 공포한 날로부터 시행됩니다. 2026년 2월 12일 국회 통과 이후 공포일이 시행일이 됩니다.
- 상속권 상실 선고 관련 조항: 2024년 4월 25일(헌재 결정일) 이후 상속이 개시되는 사건에도 적용됩니다. 즉, 그 이후 사망으로 상속이 개시된 사건이라면 개정 조항의 적용이 가능합니다.
- 유류분에서의 기여분 준용(특별수익 배제) 조항: 부칙에서 별도 시행일을 정하지 않았습니다. 헌법재판소 헌법불합치 결정 당시 당해 사건과 그 쟁점으로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 그리고 공포 후 사건에 적용됩니다.
- 유류분 반환 방식(가액반환) 조항: 이 법 시행 이후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부터 적용됩니다. 즉, 공포일 이후 사망으로 상속이 개시되는 사건에만 적용됩니다.
쟁점별로 적용 시점이 갈리기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라면 어떤 조항이 우리 사건에 적용되는지부터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진행 중인 사건이라면 지금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본 개정으로 사건의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있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다음 사항을 우선 확인하시기를 권합니다.
- 사건이 유류분 상실 사유, 유류분의 기여분, 유류분 반환 방식 중 어느 쟁점과 연결되는지
- 상속 개시일이 2024년 4월 25일 이후인지(상속권 상실 관련)
- 사건이 1심·항소심·상고심 중 어느 단계에 있고, 변론종결이 어느 시점인지
- 부동산 등 비분할 친화적 자산이 증여·유증의 대상에 포함되어 있는지(가액반환 전환의 효과가 큰 영역)
- 특별 부양·기여 사실이 있어 특별수익 배제 항변을 검토할 여지가 있는지
상담실에서 보면, 같은 사건이라도 어느 쟁점에서 다투느냐에 따라 개정법의 효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본인 사건이 어느 범주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정리한 뒤, 그에 맞춰 주장과 항변을 다듬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자주 받는 질문 정리
Q. 형제자매 유류분 폐지가 이번 개정으로 처음 적용되나요? A.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인정한 조항은 2024년 4월 25일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이미 효력을 상실한 상태였습니다. 위헌 결정은 즉시 효력이 상실되기 때문에, 그 이후 사건에서는 형제자매의 유류분 청구는 사실상 받아들여지지 않아 왔습니다. 이번 개정은 그 흐름을 입법적으로 정리한 것에 가깝습니다.
Q. 부모가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했는데, 이번 개정으로 유류분 반환을 가액으로만 받게 되나요? A. 가액반환 원칙은 이 법 시행 이후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부터 적용됩니다. 즉, 공포일 이후 사망한 분의 상속 사건에 대해서만 가액반환이 원칙입니다. 그 이전에 상속이 개시된 사건은 종전과 같이 원물반환 원칙이 적용됩니다.
Q. 부모님 부양을 거의 도맡았는데, 이번 개정으로 어떤 보호를 받을 수 있나요? A. 특별 부양·기여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증여·유증을 특별수익에서 배제하는 조항이 명문화되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유류분 반환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특별한" 부양·기여로 인정될 정도의 사실관계와 증거가 필요하고, 그 보상으로 받았다는 점도 입증되어야 합니다.
정리하며
이번 2026년 유류분 개정은 47년 만의 본격 손질로, 형제자매 유류분 폐지, 상속권 상실 선고 대상 확대, 기여분 준용 명문화, 가액반환 원칙 전환이라는 네 축으로 정리됩니다. 핵심은 조항별로 적용 시점이 다르다는 점이고,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곧 제기될 사건이라면 각 쟁점별로 어느 조항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개별 확인해야 합니다. 본인 사건의 적용 범주가 명확하지 않다면, 가까운 시일 안에 한 번 점검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작성: 법무법인 존재 윤지상 변호사 · 최종 검토 2026-05-30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사안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사안의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건은 변호사와 별도로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