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남긴 유언장, 정말 유효한 것일까요. 치매 진단을 받은 부모님이 특정 자녀에게만 재산을 몰아주는 유언장을 남겼다면, 나머지 가족은 그것을 받아들여야만 할까요. 공증까지 받은 유언장도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한 줄 답변 무효가 됩니다. 공정증서 유언이라도 유언자에게 의사능력이 없으면 무효이며, 본 사건은 세균성 뇌수막염과 치매 진단 후 작성된 공증 유언장이 의사능력 흠결로 무효 판정된 사례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사건은 세균성 뇌수막염과 치매를 앓던 아버지가 아들에게 부동산을 유증하는 유언공정증서를 작성한 뒤, 다른 상속인들이 그 유언의 무효를 구한 사건입니다.
이 판례의 핵심: 치매 진단을 받은 상태에서 작성된 유언공정증서에 대해, 법원은 K-MMSE 검사 점수나 공증인 확인만으로 의사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유언 무효를 확정했습니다.
이 사건의 시사점
이 판결이 중요한 이유는 공증까지 받은 유언장도 작성 당시 유언자의 의사능력이 없었다면 무효가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이 “공증받은 유언장은 절대적”이라고 오해하지만, 법원은 형식보다 유언자의 실질적인 인지 능력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특히 이 사건에서 재판부는 간이 치매 검사(K-MMSE) 22점이라는 결과가 있더라도, 그것이 복잡한 유증 행위의 법률적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과 동일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또한 의학 전문가의 감정 의견이 있더라도 법관이 독자적으로 규범적 판단을 내릴 수 있음을 재확인했습니다.
사건 개요

| 구분 | 내용 |
|---|---|
| 사건번호 | 서울고등법원 2017나2006021 |
| 선고일 | 2018. 6. 15. |
| 원고 | 망인의 상속인들 (자녀 4인) |
| 피고 | 망인의 아들 C (수증자) |
| 청구 내용 | 유언공정증서에 의한 유증 무효 확인 |
| 유언 작성일 | 2012. 12. 21. |
| 유언 내용 | 서울·안성 소재 부동산 지분을 피고에게 유증 |
| 망인 상태 | 세균성 뇌수막염 후 치매 진단, 완전 의존 수준 |
| 판결 결과 | 항소 기각 — 유언 무효 확정 |
재판부의 판단

1. 의사능력 결여 — 유언 당시 판단 능력 없음
망인은 2012년 8월 세균성 뇌수막염으로 입원한 후 심한 단기 기억장애를 보였습니다. 아들과 며느리조차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같은 해 10월에는 대뇌경색증과 치매 진단을 받았고, 유언 작성 직전인 12월에는 의사소통이 부분적으로만 가능하고 판단력에 심한 장애가 있는 ‘완전 의존’ 수준의 치매 노인 상태였습니다.
2. K-MMSE 22점으로는 부족하다
피고는 유언 작성 2개월 전 검사에서 22점을 받아 치매 범위를 벗어났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15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단순 질문에 답하는 검사 결과를, 복잡한 유증 행위의 법률적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과 동일시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3. 의학 감정보다 법적 판단이 우선
감정의는 의사결정 기능이 보존되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으나, 재판부는 법관이 반드시 전문가의 의학적 소견에 기속되는 것은 아니며, 규범적으로 평가할 때 의사능력 결여가 명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4. 관련 사건과의 일관성
망인이 이 유언 6개월 후 체결한 증여계약은 이미 다른 소송에서 ‘의사능력 없는 상태에서의 계약’으로 무효 확정된 바 있습니다. 시간적으로 근접한 이 유언공정증서 역시 무효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변호사 해설
이 판결의 핵심은 형식적 유효성과 실질적 유효성의 구별입니다. 유언공정증서는 공증인이 참여하여 작성한 가장 안전한 유언 형식이지만, 유언자에게 의사능력이 없었다면 그 형식적 완결성은 의미가 없습니다. 치매 진단 후 작성된 유언장의 효력을 다투고자 한다면, 진료기록, 간병일지, 일상생활 자립도 평가, 주변 증인 진술 등 다각적인 증거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유리한 경우와 불리한 경우

유리한 경우 — 배우자(상대방)가 이런 상황이라면
• 유언자가 유언 작성 전후로 치매·뇌질환 등 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경우 • 유언 작성 당시 일상생활 자립이 불가능한 ‘완전 의존’ 상태였던 경우 • 유언 전후 시점에 체결한 다른 계약이 의사능력 부재로 무효 판정을 받은 경우 • 유언 내용이 기존 재산 배분 의사와 현저하게 다른 경우
불리한 경우 — 본인이 이런 상황이라면
• 본인이 유언의 수증자인데, 유언자의 치매 진단 사실을 알면서도 유언을 유도한 정황이 있는 경우 • 유언 작성 당시 유언자의 인지 상태를 기록한 증거가 부족한 경우 • K-MMSE 등 간이 검사 점수만으로 유언자의 의사능력을 주장하는 경우
치매 부모의 유언장, 반드시 따라야 하나요?
아닙니다. 유언공정증서라 하더라도 작성 당시 유언자에게 의사능력이 없었다면 유언무효확인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습니다. 공증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유언의 유효성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핵심은 유언 작성 시점의 유언자의 실질적 인지 능력입니다.
다만 유언무효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 책임을 부담하므로, 진료기록·간병기록·주변 진술 등 증거를 체계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승패를 가릅니다.
결과 너머의 삶
유언무효 소송은 단순한 재산 다툼이 아닙니다. “부모님의 진짜 뜻은 무엇이었을까”라는 질문 앞에 가족 모두가 서게 됩니다. 이 사건처럼 치매 상태에서 작성된 유언이 특정 자녀에게만 유리하다면, 그것은 부모의 의사가 아니라 질병이 만든 불공정일 수 있습니다. 법은 그 불공정을 바로잡을 도구를 제공합니다.

이 판례의 영상 해설
자주 묻는 질문
Q. 공증받은 유언장도 무효가 될 수 있나요?
A. 네. 유언공정증서라 하더라도 유언 작성 당시 유언자에게 의사능력이 없었다면 무효가 됩니다. 공증은 형식적 요건일 뿐, 유언자의 실질적 인지 능력까지 보장하지 않습니다.
Q. K-MMSE 검사에서 정상 범위 점수를 받았는데도 유언이 무효가 될 수 있나요?
A. 네. 이 판결에서 재판부는 K-MMSE 22점이 나왔더라도, 15분짜리 간이 검사 결과를 복잡한 유증의 법률적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과 동일시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Q. 유언무효확인소송에서 어떤 증거가 중요한가요?
A. 진료기록, 치매 진단서, 간병일지, 일상생활 자립도 평가 기록, 주변 증인 진술 등이 핵심 증거입니다. 유언 작성 전후 시점의 인지 상태를 다각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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