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하면 주식 주겠다는 약속, 법원은 왜 그렇게 엄격하게 해석할까
최초 발행 2026-05-30 / 마지막 검토 2026-05-30 본 글은 법무법인 존재 윤지상 변호사의 위 유튜브 해설을 토대로 작성된 일반 법률 정보 글입니다.
상담실에서 부모님 측이 가장 자주 물어보시는 질문이 있습니다. 내가 이만큼 줬는데 자식이 나를 안 모시면 다시 돌려받을 수 있는 거 아닌가요라는 질문입니다. 일반인의 직관과 달리, 법원은 증여 계약의 해제 조건을 매우 엄격하게 해석합니다.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이 장남 윤상현 부회장을 상대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 이 쟁점을 다시 수면 위로 올렸습니다. 본 글은 해제 조건부 증여(효도 계약)와 신탁 제도를 비교하면서, 가족 사이의 자산 이전을 어떻게 정리해 두어야 분쟁을 줄일 수 있는지 정리합니다.
한국콜마 사건이 우리에게 보여 주는 것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은 2025년 5월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을 상대로 주식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습니다. 2019년 12월 윤상현 부회장이 최대 주주에 올라 경영 승계가 마무리된 지 5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입니다. 남매 사이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윤 회장이 무상증자를 거쳐 460만 주가 된 주식의 반환을 청구한 것입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회장이 부회장에게 주식을 증여할 때 어떤 조건이 있었는가, 그 조건이 명시적이었는가 묵시적이었는가, 명시적이었다면 그 조건이 성취되었거나 성취되지 않았는지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입니다.
생전 증여가 왜 늘었을까
본격적인 쟁점에 들어가기 전에, 생전 증여가 활용되는 이유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생전 증여를 적극 활용하시는 분이 많아진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 세제상 혜택: 직계비속의 경우 10년마다 5,000만 원(미성년 자녀 2,000만 원)까지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 자산 가격 상승 반영: 자산 가격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승하는 경향이 강하면, 증여 시점의 평가액이 상속 시점의 평가액보다 낮을 가능성이 큽니다.
- 상속세 과세표준 절감: 상속세는 사망 전 10년 이내의 증여만 상속재산에 포함시킵니다. 사전에 증여해 두면 그만큼 상속세 과세표준이 줄어들고,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상속세에서 세율 자체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자녀뿐 아니라 손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그러나 증여는 동시에 분쟁의 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증여 후 분쟁이 생기는 두 가지 흐름
증여를 둘러싼 분쟁은 통상 두 가지 흐름으로 발생합니다.
첫 번째 흐름은 일반 가정에서의 분쟁입니다. 부모님은 자녀가 노후를 돌봐 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재산을 증여하셨는데, 막상 증여 후 자녀의 태도가 바뀌어 부모님의 노후 준비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가족 사이 거래이다 보니 서면이 없는 경우가 많고, 구두 약속만 있다 보니 분쟁 단계에서 입증이 어렵습니다.
두 번째 흐름은 기업 승계에서의 분쟁입니다. 대주주가 자녀에게 회사 주식을 증여하면서 회사 경영의 안정적 유지를 기대하는데, 승계자가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회장이 기대한 경영 방향과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경우입니다. 한국콜마 사례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때 피승계자(회장)는 승계자(자녀)를 상대로 증여 조건 위반을 이유로 주식 반환을 구할 수 있는지 검토하게 됩니다.
생전 부 이전과 사후 부 이전의 큰 그림
증여 분쟁을 이해하려면 부 이전의 큰 그림부터 정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 사후 부 이전: 유언대용신탁, 사인증여, 유언공증, 유언장 등을 통한 이전과 별도의 유언 없이 민법 규정에 따른 법정 상속.
- 생전 부 이전: 증여, 신탁.
이 중 유언대용신탁의 차별점은 생전의 권리 행사부터 사후 이전까지 일관되게 설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수단은 사후 이전에 초점이 있지만, 유언대용신탁은 생전에 어떤 권리를 누가 향유할지를 함께 정할 수 있습니다. 일반 신탁은 한국에서는 세제 혜택 부재와 수수료 문제로 활성화가 미미한 편이지만, 미국에서는 자녀의 대학 진학, 결혼, 손자녀 출생 등에 조건을 연동한 신탁 설계가 활발합니다.
증여는 왜 한 번 하면 돌이키기 어려울까
상담실에서 자주 듣는 질문이 증여를 한 후에 후회되어 돌려받고 싶다는 것입니다. 원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증여는 소유권 자체가 이전되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증여를 한 시점에 증여자는 소유권자로서의 권리를 모두 잃습니다. 다시 돌려받으려면 증여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해제 조건부 증여이고, 흔히 효도 계약이라 부르는 형태가 그 한 예입니다. 부모에게 효도할 것을 조건으로 재산을 증여하는 구조입니다.
해제 조건은 얼마나 구체적이어야 할까
법원이 해제 조건부 증여를 엄격하게 해석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소유권을 원상으로 복구시키는 것은 권리 관계에 중대한 변동을 가져오는 일이고, 그래서 그 조건이 명확하지 않으면 쉽게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의 기본 태도입니다.
명시적으로 계약서에 기재된 해제 조건 조항이 있다면 그나마 가능합니다. 그러나 묵시적인 의무 부담이 있다고 보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증여자가 수증자에게 의무를 부담시키려면 구체적으로 명확한 해제 조건을 계약서에 명시해야 합니다.
| 조건의 형태 | 인정 가능성 | 비고 |
|---|---|---|
| 묵시적 효도 의무 | 매우 낮음 | 가족 간 관계의 정으로 해석되고 만들기 어려움 |
| 추상적 효도 조항(효도할 것) | 낮음 | 효도의 의미를 두고 다툼이 큼 |
| 추상적 부양 조항(부모로 잘 모실 것) | 낮음 | 평가 기준이 모호 |
| 구체적 부양 조항(월 생활비 ○○만 원, 주 1회 방문 등) | 상대적으로 높음 | 객관적으로 이행·불이행이 확인 가능 |
| 구체적 경영 조항(특정 사업 영역 유지, 특정 의사결정 시 동의 등) | 사안별 | 회사 주식 증여에서 자주 활용 |
상담실에서 보면, 당연히 부모를 잘 모실 것을 전제로 준 거니까 안 모시면 돌려받을 수 있겠지라는 일반인의 직관은 법원의 판단과 정면으로 어긋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 사이일수록 오히려 더 정확하게 기재해 두어야 하는 영역입니다.
추가로 기억해 둘 점, 조건은 사회 질서에 반하면 안 됩니다
해제 조건을 설정할 때 또 하나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그 조건이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 질서에 반하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불법적이거나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려운 조건은 설사 계약서에 기재되어 있더라도 효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효도 계약을 설계할 때는 두 가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첫째, 객관적으로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인가. 둘째, 그 조건이 사회 질서에 반하지 않는가.
한국콜마 사건은 어떻게 흘러갈까
한국콜마 사건에서 법원이 검토할 핵심은 명확합니다.
- 증여 시점의 계약서에 명시적이고 구체적인 해제 조건이 있었는가.
- 명시적 조건이 없다면 묵시적 의무 부담이 있다고 볼 수 있는가.
- 명시적 조건이 있었다면 그 조건이 본 사안에 정확히 맞아떨어져 성취되었거나 성취되지 않았는지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저는 묵시적 의무 부담을 인정하기는 통상 매우 어렵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결국 명시적 조건의 존재와 그 조건의 해석이 본 사건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모님이 자녀에게 단순히 잘 모실 거지라고 말씀하시고 주식을 주신 경우,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통상 어렵습니다. 묵시적 의무 부담이 있다고 보기는 매우 어렵고, 추상적 효도 조항만으로는 해제 조건이 성취되었다고 인정받기 쉽지 않습니다.
Q. 부모님이 자녀에게 매월 생활비 ○○만 원을 지급할 것을 조건으로 한다는 합의가 있었다면 어떨까요? A. 그러한 구체적 조건은 객관적으로 이행·불이행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해제 조건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다만 합의 사실이 서면으로 확인되어야 합니다.
Q. 신탁이 증여보다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A. 다양한 조건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신탁의 본질적 장점입니다. 한국에서는 세제 혜택과 수수료 문제로 활성화가 미미하지만, 유언대용신탁은 생전 권리 행사와 사후 이전을 함께 설계할 수 있어 향후 활용도가 커질 영역입니다.
본인 가정에 어떻게 적용할까
본인 가정의 자녀 또는 손자녀에게 자산을 증여하실 계획이라면, 다음 순서로 정리해 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첫째, 이전의 목적이 단순한 자산 이전인지, 의무 이행을 전제로 한 이전인지를 분명히 합니다. 둘째, 의무 이행을 전제로 한다면 그 의무를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구체적 조건으로 설계합니다. 셋째, 그 조건이 사회 질서에 반하지 않는지 점검합니다. 넷째, 회사 주식 증여라면 경영권 승계 구조와 함께 설계합니다.
본인 가정의 자산 이전 구조를 한 번 정리해 보고 싶으시다면 지금 채팅으로 상담받기도 가능합니다.
윤지상 변호사 / 법무법인 존재 가사·상속 전문 변호인단 마지막 검토 2026-05-30
본 글은 일반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사안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 분쟁이 있으신 경우 별도 상담을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