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상황
형제에게 돈을 빌려줬습니다. 차용증은 없었지만, 매달 원금의 1%씩 꼬박꼬박 보내왔습니다. 그런데 상속 문제가 끝나자, 갑자기 그 돈이 “빌린 게 아니라 지원받은 것”이라고 합니다.
한 줄 답변 매월 원금의 1% 정기 입금 패턴과 녹취·수첩 메모를 근거로 친족 간 자금 거래를 “대여금”으로 판단한 2심 판결입니다. 가족 간 거래라도 차용증이 없으면 자금 흐름의 정기성·일관성이 성격 판단의 결정적 증거가 됩니다.
반대로, 형제가 소송 비용을 보태줬는데 이제 와서 “그건 빌려준 돈이니 갚으라”고 합니다. 가족 사이에 주고받은 돈, 법적으로 어떻게 판단될까요.
“가족끼리 빌려준 건데 설마 법적 문제가 되겠어?” 많은 분이 같은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감정이 아닌 자금 흐름과 증거로 판단합니다. 이 판례가 그 기준을 보여줍니다.
이 판례의 핵심: 형제·조카 사이에 20년간 오간 수억 원의 자금이 ‘지원금’인지 ‘대여금’인지 다투어졌고, 법원은 매월 1% 정기 입금 패턴과 녹취·수첩 메모를 근거로 대여금으로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은 현재 상고 가능성이 있는 2심 판결이지만, 친족 간 금전 분쟁의 판단 기준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입니다.
이 판례의 등장 배경
가족 간 금전 거래는 대부분 차용증 없이 이루어집니다. “형제인데 뭘 그런 걸 쓰나” 하는 인식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관계가 틀어지는 순간, 그 돈의 성격을 두고 격렬한 법적 분쟁이 발생합니다.
이 사건은 상속 분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한 형제가 부모 재산을 단독 상속하려고 서류를 위조하면서 가족 간 소송이 벌어졌고, 그 과정에서 오간 소송비용과 생활비가 “지원”이었는지 “대여”였는지를 두고 20년이 지난 뒤 다시 법정에 선 것입니다.
사건 개요
| 항목 | 내용 |
|---|---|
| 사건번호 | 서울고등법원 2025나206604(본소), 2025나206605(반소) |
| 당사자 | 원고: 형제 A + 형수 B vs 피고: 형제 C + 자녀 D, E |
| 핵심 쟁점 | 20년간 오간 수억 원이 ‘지원금’인가 ‘대여금’인가, 소멸시효 완성 여부 |
| 금액 | 본소 약 4.4억 원 청구 / 반소 약 1억 원 청구 |
| 판결 | 본소 전부 기각, 반소 일부 인용 — 원고 B가 피고 D에게 5,000만 원, 피고 E에게 3,000만 원 지급 (민법 제598조 소비대차) |
원고 A와 피고 C는 형제 관계입니다. 또 다른 형제 F가 부모 재산을 독점하려 서류를 위조하면서, 원고·피고 측이 힘을 합쳐 상속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고들이 피고 측에 소송비용과 생활비 명목으로 수억 원을 보냈습니다.
상속 분쟁이 끝난 뒤, 원고들은 “빌려준 돈이니 돌려달라”며 약 4.4억 원을 청구(본소)했습니다. 반면 피고 D와 E는 “오히려 우리가 원고 B에게 돈을 빌려줬고, 원고가 보낸 돈은 그 이자”라며 약 1억 원을 반소로 청구했습니다.

사건 구조도: 원고·피고 관계 및 청구 금액 요약
재판부의 판단
재판부는 세 가지 핵심 쟁점을 판단했습니다.
첫째, 금전 거래의 성격. 재판부는 자금 흐름의 패턴에 주목했습니다. 피고 측이 원고 B에게 목돈을 보내면, 원고 B가 매달 그 금액의 약 1%에 해당하는 소액을 정기적으로 입금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이자부 소비대차(대여금 + 이자)의 형태입니다. 원고 B가 “돈을 갚겠다”고 언급한 녹취 기록도 대여 사실을 뒷받침했습니다.
둘째, 조합 주장 배척. 원고 B는 해당 자금이 형제들이 결성한 ‘민법상 조합’의 공동 자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조합이 성립하려면 손익분배 비율이나 업무집행 방법이 정해져야 하는데, 단순한 소송 비용 정산 목적만으로는 조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셋째, 소멸시효 중단. 원고 B는 피고들의 채권이 시효가 지났다고 항변했습니다. 재판부는 친족 간 거래이므로 상사시효(5년)가 아닌 민사시효(10년)가 적용되며, 원고 B가 2016년까지 이자를 꾸준히 지급하고 원금 일부를 변제한 행위가 ‘채무승인’에 해당하여 시효가 중단되었다고 보았습니다.
노종언 변호사 해설
이 판결에서 주목할 점은 ‘이자 1%’의 정기적 입금 패턴이 결정적 증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가족 간 금전 거래에서도 ‘감정’이 아닌 ‘자금 흐름’으로 거래의 성격을 판단합니다.
가족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빌렸다면, 금액·일시·목적을 명확히 기록해두시기 바랍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D의 수첩 메모가 금융거래내역과 일치하여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것처럼, 기록은 가장 강력한 보호 수단입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이런 증거를 준비하세요
- 이체 내역 확보 — 계좌이체 기록, 현금 수수 시 영수증 또는 메모 (정기적 패턴이 핵심)
- 대화 기록 보존 — 카카오톡, 문자, 통화 녹취에서 “갚겠다” “빌렸다” 등 채무 인정 표현
- 수기 메모·가계부 — 이 사건에서 수첩 메모가 결정적 증거로 채택. 금액·날짜·상대방 기록
- 차용증 사후 작성 — 기존 거래라도 양 당사자가 합의하면 차용증을 추후 작성할 수 있음
- 이자 지급 패턴 정리 — 정기적 소액 이체가 이자로 인정될 수 있으므로, 원금 대비 비율 계산 자료
법원은 “가족이니까 믿었다”는 말이 아닌, 객관적인 자금 흐름과 기록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이 판례가 당신에게 의미하는 것
유리한 경우
상대방이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입금한 기록이 있거나, “갚겠다”는 대화 기록이 남아 있다면 대여금 성격을 입증하기 유리합니다. 특히 이체 패턴이 원금의 일정 비율에 해당한다면, 이 판례처럼 이자 지급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불리한 경우
반대로, 본인이 정기적으로 소액을 보내왔다면 이것이 ‘이자 지급’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자나 원금을 일부라도 갚은 행위가 ‘채무승인’으로 인정되어 소멸시효 항변이 무력화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차용증 없는 가족 간 돈거래, 법은 누구 편인가?
가족 간 금전 거래에서 차용증을 쓰는 것은 아직도 “정 없는 행동”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 판례는 기록 없는 신뢰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줍니다. 20년간 쌓인 형제의 정이, 법정에서는 이체 내역과 녹취 파일로 대체되었습니다.
법은 감정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자금의 흐름과 객관적 증거만이 당신의 권리를 지켜줍니다.
판결 이후,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친족 간 금전 분쟁에서 승소하더라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 있습니다.
- 강제집행 준비 — 판결 확정 후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이행하지 않으면 재산조회 및 압류 진행
- 상고 대응 — 이 사건은 2심 판결이므로 상고(대법원) 가능성에 대비
- 지연손해금 계산 — 연 12% 지연손해금이 부과되므로 정확한 계산과 이행 시점 확인
- 향후 금전 거래 정비 — 기존 가족 간 미정산 금전 거래를 차용증으로 정리
- 세무 확인 — 가족 간 대여금은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세무 점검
자주 묻는 질문
Q. 차용증 없이 빌려준 돈도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네, 차용증이 없어도 이체 기록, 대화 내용, 녹취 등으로 대여 사실을 입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빌린 게 아니라 받은 것”이라고 다투면 입증 책임은 빌려준 쪽에 있으므로, 증거 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Q. 가족 간 돈거래에도 이자를 받을 수 있나요?
A. 법적으로 가능합니다. 다만 이자제한법에 따라 연 20%를 초과하는 이자는 무효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월 1%(연 12%)의 이자가 인정되었습니다. 가족이라도 이자 약정을 서면으로 남겨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매달 보낸 소액이 이자로 인정되면 어떤 결과가 생기나요?
A. 이자 지급 행위는 ‘채무승인’으로 간주되어 소멸시효가 중단됩니다. 즉, “시효가 지나서 안 갚아도 된다”는 항변이 불가능해집니다. 이 판례에서도 원고의 시효 주장이 이 이유로 기각되었습니다.
Q. 가족끼리 돈을 모아 소송한 것이 ‘조합’으로 인정되나요?
A. 민법상 조합이 성립하려면 공동 사업 목적, 손익분배 비율, 업무집행 방법 등이 정해져야 합니다. 단순히 “함께 돈을 모아 소송했다”는 것만으로는 조합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재판부의 3대 핵심 판단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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