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ATED COLUMN
오늘의 칼럼 한 편
「윤지상의 가사언박싱」 — 혼외자 상속 분쟁
한국경제 프리미엄 · 윤지상 변호사 법무법인 존재 編註
이 글은 서울가정법원·대전가정법원 부장판사를 13년 지낸 윤지상 변호사가 한국경제 프리미엄 「가사분쟁 솔루션」 가사언박싱 시리즈에 기고한 「정우성 유산은? 혼외자에 10억 주고 사망한 회장 사례 보니」를, 의뢰인의 시선에서 다시 풀어낸 글입니다.
한 줄 답변 혼외자가 있다면 생전 합의서·각서만으로는 사후 상속 분쟁을 막을 수 없습니다. 인지청구·유류분반환청구·상속회복청구권 세 가지 법적 도전을 모두 차단하려면 정식 유언장 작성과 사전 상속 설계가 필수입니다.
한국경제 원문 칼럼 본 글은 윤지상 변호사가 한국경제 프리미엄 「가사분쟁 솔루션」 가사언박싱 시리즈에 기고한 「정우성 유산은? 혼외자에 10억 주고 사망한 회장 사례 보니」(2025.05.30 게재 · 2026.04.28 수정)를 의뢰인 관점에서 다시 풀어쓴 글입니다.
CHAPTER · Prologue
제. 서 장
“가족이라 믿었던 사람들 사이에서 비로소 드러난 또 다른 가족”
— 정우성·문가비·홍상수·김민희 — 우리 모두의 질문이 된 혼외자 문제 —
최근 배우 정우성·모델 문가비, 영화감독 홍상수·배우 김민희 등 유명인의 혼외자 보도가 연이어 알려지면서, 상담실에 같은 질문을 안고 오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아버지에게 다른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장례식이 끝나고서야 알게 됐습니다.”
“혼외자한테 생전에 10억을 주고 각서까지 받았다는데, 그게 진짜로 효력이 있는 건가요?”
혼외자는 법률상 혼인관계가 없는 남녀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를 말합니다. 사적 영역의 일이지만, 부모 중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 이 사실은 더 이상 개인의 비밀로 머물지 않습니다. 인지청구·유류분반환청구·상속회복청구권이라는 세 갈림길이 동시에 열리거든요.
저는 13년간 가정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며 이런 사건을 적지 않게 봐왔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각서 한 장으로 끝났다고 믿었던 분쟁이 거의 예외 없이 다시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그 이유와 대비 방안을 한 장씩 펼쳐 보여드리겠습니다.
CHAPTER · I
제. 1 장
10억 각서를 받고도 깨진 상속 — 한 중견기업 회장의 사례
— 생전 합의서만으로는 사후 분쟁을 봉쇄할 수 없는 이유 —
과거 제가 다뤘던 한 중견그룹 회장의 사례는 혼외자 문제가 얼마나 복잡한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회장은 생전에 혼외자의 존재를 뒤늦게 알게 되자, 자신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을 극도로 꺼렸습니다. 결국 혼외자를 직접 만나 10억원 상당의 금전을 지급하고 “추후 상속에 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아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회장은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지 않았고, 정식 유언장 작성도 하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의 배우자와 자녀들이 혼외자의 존재를 회장 사후에야 알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예상대로 분쟁이 시작됐습니다. 혼외자 측은 “각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며 정당한 상속분을 요구했고, 기존 가족들은 “이미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며 맞섰습니다. 양측 사이에 신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법정 다툼이 시작됐죠.
최종적으로는 가정법원 조정을 통해 법정 배우자가 전체 상속재산의 10%가량을 기여분으로 인정받고, 나머지 재산을 법정상속분에 따라 분할하는 것으로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조정 과정은 험악했습니다. 수십 년간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혼외자의 원망과 분노, 남편의 비밀을 뒤늦게 알게 된 배우자의 충격,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무너진 자녀들의 실망감이 법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
각서 한 장으로 봉쇄됐다고 믿었던 상속 분쟁은, 회장이 세상을 떠나자마자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왜 각서로 끝나지 않았을까요. 우리 민법은 상속 개시 전 상속 포기 의사표시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즉, 부모가 살아있을 때 “내가 죽으면 상속을 받지 않겠다”는 약속을 미리 해도 법적 효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생전에 거액을 받고 각서를 써 주었더라도, 사후에 다시 상속을 주장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려 있는 거죠.
CHAPTER · II
제. 2 장
인지청구권 — 출생 시점으로 소급되는 법적 부자관계
— 혼외자가 가장 먼저 행사하는 권리 —
혼외자가 가장 먼저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바로 인지청구권입니다. 생부가 자녀로 인정해 주지 않거나, 또는 생부가 이미 사망한 경우 혼외자는 생부(또는 검사)를 상대로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판례는 친모의 경우 출생 시부터 친자관계가 자동 발생한다고 봅니다. 출산 사실 자체로 모자관계가 명백하기 때문이죠. 반면 친부와의 관계는 인지가 있어야 비로소 법적으로 인정됩니다.
인지가 가지는 가장 큰 의미는 “소급효”입니다. 인지의 효력은 자녀가 태어난 그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즉, 인지 판결이 확정되면 법적으로는 “처음부터 부자관계였던 것”으로 다뤄집니다.
그래서 혼외자가 인지된 순간 두 가지 권리가 한꺼번에 살아납니다.
첫째, 친모는 출생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친부에게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둘째, 혼외자 본인이 성년이 된 후라면 친부를 상대로 직접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생부가 이미 사망한 경우에도 인지청구는 가능합니다. 민법 제864조는 부의 사망을 안 날부터 2년 이내에 검사를 상대로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 기간을 놓치면 인지 자체가 불가능해지므로, 사후 인지청구는 시한 관리가 결정적입니다.
CHAPTER · III
제. 3 장
혼외자의 상속 분쟁 — 상속재산분할심판과 유류분반환청구
— 인지된 혼외자가 행사하는 두 가지 청구 —
인지된 혼외자는 다른 직계비속과 동등한 상속분을 갖습니다. 배우자가 있는 경우 1.5, 자녀들은 각 1의 비율로 상속하므로 혼외자도 정확히 다른 자녀와 같은 몫을 받게 됩니다.
유언이 없다면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서로 간 신뢰가 사라진 상황이라 협의분할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상속세 신고 절차도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생전 증여나 유언으로 재산이 이미 분배되었다 하더라도 유류분반환청구 문제가 남습니다. 통상 혼외자는 생전 증여나 유언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고, 망인의 재산 내역도 모르는 상황에서 분쟁이 시작되는 까닭에 유류분청구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류분의 산정 방식은 이렇습니다.
• 자녀 1인의 유류분 = 법정상속분의 1/2 (민법 제1112조) • 침해를 안 날부터 1년, 상속 개시일부터 10년 이내 청구 (민법 제1117조) • 생전 증여도 산입 — 다른 공동상속인에게 증여한 것은 시기에 관계없이, 제3자 증여는 사망 전 1년 이내 또는 유류분 침해를 알고 한 증여에 한해 산입
생전에 혼외자에게 10억을 지급한 사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10억은 혼외자에 대한 “생전 증여”로 평가될 수 있어, 유류분 산정 시 혼외자 본인의 몫에서 공제됩니다. 그러나 그 액수가 자기 유류분에 미달한다면 부족분을 다른 상속인을 상대로 추가 청구할 수 있는 거죠.
CHAPTER · IV
제. 4 장
상속회복청구권 — 민법 제999조와 제1014조의 두 갈림길
— 이미 다른 상속인들이 재산을 나눠 갔을 때 남은 두 선택지 —
사후 인지로 상속권이 인정된 혼외자가 가장 자주 마주치는 상황은, 이미 다른 상속인들이 상속재산을 나눠 가졌거나 처분해 버린 경우입니다. 이때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상속회복청구권입니다.
두 가지 경우로 나뉩니다.
① 공동상속인들이 아직 처분하지 않은 경우 — 민법 제999조에 따라 상속재산 자체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등기 회복, 예금 반환 등을 직접 요구하는 방식입니다.
② 이미 분할·처분이 끝난 경우 — 민법 제1014조에 따라 상속분에 상당한 가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재산 자체는 돌릴 수 없으니 돈으로 돌려받는 것이죠.
상속회복청구권에는 제척기간이 있습니다. 침해를 안 날부터 3년, 상속권 침해가 있는 때부터 10년 이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권리 자체가 소멸하므로, 인지 판결을 받은 즉시 다음 절차로 이어가는 빠른 대응이 결정적입니다.
CHAPTER · V
제. 5 장
생전 상속 설계 — 혼외자가 있는 경우 반드시 해야 할 다섯 가지
— 각서 한 장으로 끝낼 수 없다면, 무엇으로 끝낼 수 있을까 —
상담실에서 제가 가장 자주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
각서는 사후 분쟁을 막지 못합니다. 유언과 사전 설계만이 그 일을 합니다.
혼외자 사실이 있는 분께 권해 드리는 사전 준비는 다음 다섯 가지입니다.
① 정식 유언장 작성 — 자필증서·공정증서·녹음·비밀증서·구수증서 다섯 가지 방식 중 형식 요건을 정확히 갖춘 유언장이 사후 분쟁의 첫 방어막입니다. 특히 공정증서 유언은 공증인이 작성·보관하므로 위·변조 우려가 적고 효력 다툼이 어렵습니다.
② 유언대용신탁 활용 — 자산별로 수익자를 지정하고 수익권 발생 시점·조건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은 배우자에게, 사업체 지분은 자녀에게, 일정 금원은 혼외자에게 등 자산별 분배가 가능해 유언만으로는 다루기 어려운 정교한 설계가 가능합니다.
③ 배우자·자녀와의 사전 고지 —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만, 가장 효과적인 분쟁 예방책이기도 합니다. 생전에 본인이 직접 사실을 알리고 함께 분배 방안을 논의하면 사후의 감정적 폭발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습니다.
④ 혼외자에 대한 합리적 분배 — 완전 배제는 오히려 유류분 분쟁을 불러옵니다. 유류분에 해당하는 만큼은 정식으로 분배하거나 합의금 형태로 정리해두는 편이 사후 청구를 줄이는 길입니다. 단, 생전 합의는 그 자체로는 사후 상속권을 봉쇄하지 못한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⑤ 증여세·상속세 시뮬레이션 — 자산 분배는 세무 시뮬레이션과 함께 가야 합니다. 같은 분배라도 어떤 방식(생전 증여·유언·신탁)으로 하느냐에 따라 세 부담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법무법인 존재는 가사·상속·신탁·세무를 한 팀이 함께 검토하는 One-Firm 방식으로 이 다섯 가지를 동시 설계합니다. 한 변호사의 시야에서 끝나는 사건이 아니라, 여러 시야가 한꺼번에 모여야 사후 분쟁의 통로가 닫히기 때문입니다.
맺음말 — 사랑할수록 명확하게
혼외자 문제는 단지 법률적 분쟁만이 아닙니다. 한쪽에는 수십 년간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해 마음속 깊은 상처를 안고 자란 혼외자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가장의 비밀을 뒤늦게 알게 되어 배신감과 고통을 겪는 배우자와 자녀가 있습니다. 화해가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살아 있을 때 정리해 두셔야 합니다. 각서 한 장으로 덮어둔 사실은 떠난 뒤의 평화를 보장하지 못합니다. 정식 유언과 사전 설계만이, 떠난 뒤에도 가족 모두가 견딜 수 있는 결말을 남길 수 있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CHAPTER · Q&A
제. 附 장
자주 묻는 질문
— 이 칼럼을 읽으신 분들이 가장 많이 묻는 다섯 가지 —
Q.혼외자가 생전에 받은 10억과 “상속포기 각서”는 법적으로 효력이 있나요?
윤지상 변호사 ▸ 사인 간 사적 각서만으로는 사후 상속권을 봉쇄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민법은 상속이 개시되기 전 상속을 포기하는 의사표시(생전 상속 포기)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생전에 거액을 지급하고 각서를 받았더라도 사후 인지청구·유류분반환청구는 별도로 행사될 수 있어, 정식 유언장과 함께 사전 상속 설계가 필수입니다.
Q.혼외자의 인지청구는 언제든 가능한가요?
윤지상 변호사 ▸ 혼외자는 생부가 사망한 후에도 검사를 상대로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으며, 사망을 안 날부터 2년 이내(민법 제864조)에 행사해야 합니다. 인지 판결이 확정되면 출생 시점으로 소급해 법적 부자관계가 인정되므로 상속권 취득과 양육비 청구의 기반이 됩니다.
Q.혼외자도 유류분반환청구를 할 수 있나요?
윤지상 변호사 ▸ 예. 인지된 혼외자는 다른 직계비속과 동등하게 상속분을 갖고, 유류분도 동일하게 보장됩니다. 생전 증여나 유언으로 자신이 배제되었더라도 유류분 침해가 있다면 다른 상속인이나 수증자를 상대로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청구 기간은 유류분 침해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상속 개시일부터 10년입니다.
Q.이미 다른 상속인들이 재산을 나눠 가져갔다면 혼외자는 어떻게 되나요?
윤지상 변호사 ▸ 두 길로 나뉩니다. 공동상속인들이 아직 상속재산을 처분하지 않은 경우 민법 제999조에 따라 상속회복청구권을 행사해 재산 자체의 반환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미 분할·처분이 끝난 경우 민법 제1014조에 따라 상속분에 상당한 가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Q.혼외자 사실이 있는 경우 생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윤지상 변호사 ▸ ①정식 유언장(자필증서·공정증서·녹음·비밀증서·구수증서 중 형식 요건 충족) 작성 ②유언대용신탁 활용으로 자산별 수익자 지정 ③배우자·자녀에 대한 사전 고지와 가족 회의 ④혼외자에 대한 합리적 분배(완전 배제 시 유류분 분쟁 불가피) ⑤증여세·상속세 세무 시뮬레이션. 다섯 가지를 한 팀이 함께 설계해야 사후 분쟁이 막힙니다.
COLOPHON
발 문
作 윤지상 변호사 前 서울가정법원·대전가정법원 부장판사 13년 · 가사상속 전문
監修 노종언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가사 전문변호사
原文 한국경제 프리미엄 「가사분쟁 솔루션」 가사언박싱 2025.05.30 게재 · 2026.04.28 수정
編註 법무법인 존재 마지막 업데이트 2026-05-27
본 글은 일반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본 글에 언급된 공인 사례는 보도된 사실 범위 내에서만 일반 정보로 인용되며, 당사자에 대한 어떠한 법률적 평가도 의미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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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 상속 · 소년 · 국제가사 전문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법률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전문 변호사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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