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의 소멸시효를 다룬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하급심 판결을 파기환송한 사건이고, 기존 실무를 바꾸는 내용이라 의미가 큽니다.
사건은 이런 흐름이었습니다
1998년에 혼인신고를 하고 자녀 셋을 둔 부부였습니다. 2017년 초부터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있었고, 그해 7월에 상대방에게 직접 전화해 항의할 만큼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2022년 10월,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을 청구하면서 배우자와 상간자를 상대로 위자료도 함께 구했습니다.
원심은 시효로 끝났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의 논리는 그동안의 상담 실무와 같았습니다. 부정행위는 불법행위이므로 민법 제766조 제1항에 따라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청구권이 소멸한다는 것입니다.
이 기준으로는 2017년 7월에 이미 알았으니 2020년 여름에 청구권이 사라진 셈이 됩니다.
대법원은 두 개의 청구권을 구분했습니다
대법원은 혼인과 관련한 위자료 청구권을 둘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 혼인 중에 있었던 개개의 위법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위자료 청구권
-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위자료 청구권
두 번째 청구권은 성격이 다릅니다. 유책행위가 발생한 시점부터 최종적으로 이혼에 이르기까지의 경과 전체를 하나의 불법행위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그 손해는 이혼이 이루어진 때 확정됩니다.
부정행위로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러 이혼하게 되었음을 원인으로 하는 청구라면,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은 혼인이 해소된 때로 보아야 합니다.
실무에서 무엇이 달라지나
이전에는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났으면 이혼 청구는 되어도 위자료는 어렵다"고 안내해야 했습니다. 이제는 과거의 부정행위 때문에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다면, 시효를 이유로 청구가 막히지 않습니다.
이혼을 청구하면서 부정행위를 원인으로 한 위자료를 함께 구하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남는 쟁점은 인과관계입니다
상간자 쪽에서는 오래된 일이고 이후에도 혼인생활이 유지되었으니 책임이 없다고 다툴 것입니다. 그래서 부정행위와 파탄 사이의 연결을 어떻게 보여 주느냐가 실제 승패를 가릅니다.
부정행위는 신뢰관계에 남는 상처이고, 대부분의 부부는 그 뒤로도 이 문제를 두고 계속 다툽니다. 그 과정에서 오간 문자와 메신저 대화, 통화 내역이 인과관계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됩니다.
반대로 용서나 용인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경우에는 책임을 묻기 어려워집니다. 이 부분은 자료를 정리하는 단계에서 미리 따져 보아야 합니다.
